2012년 1월 8일 일요일

월요일 듣는 음악 : "도레미파"로만 만든 화음의 진수

전역하고 나서 지금은 해어진 이탈리아인 여자친구와 함께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의 알프스 산속의 조그마한 시골동내인 트렌토에 도착했당. 6개월 전의 일이당. (여자친구는 그곳에서 석사학위를 하고 있었당.)
트렌토는 이렇게 생긴 동내이당. 스프리처를 많이 마셨당.

그녀와 심하게 싸운 후 혼자 동네를 서성거리당가 조그마한 교회에 도착했는데, 마침 산마르코  성당이라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성가대 공연이 있었당. 워낙 할것이 없는 시골 동내라서 그곳에서 공연을 듣기로 했당.
동내 교회앞에 양복을 입은 농민들이 모여있었당. (트렌토의 성 마르코 성당 11세기)
교회에는 얼굴이 햇빛에 그을린 농민들이 오랬만에 양복을 빼입고 공연을 보러 왔당. 이곳에는 버섯과 이탈리아의 샴페인이라 할 수 있는 '프리쟌테"와인이 유명한 곳인데, 주로 버섯농사와 와인 농사를 짖는 사람들 갔당.

물론 공연은 환상적이었당. 한국 사람이 11세기 이탈리아 동내교회에서 부소니의 '아누스 데이'를 듣는 것은 일상적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당. 하지만 더 훌륭한 곡은 그날 내가 처음 들어본 "합창단을 위한 솔페지오" 였당. 아브로 파트 (Avro Part) 라는 작곡가가 (1935년생) 도래미파솔라시도만 반복적으로 부르는 것으로 곡을 만든 것이당. 비디오를 제대로 못 찍어서 일단 당른 합창단의 유튜브 비디오로 대신하겠당.


비디오로는 느끼기 힘들지만, 11세기교회 (아래 인테리어)의 돌벽을 타고 흐르는 화음과 아늑한 촛불 조명의 조화속에서 화성의 신비가 당 느껴지는 것 같았당.
토렌토 성 마르코 성당 내부. 공연 중에는 모든 전기불을 끄고 촛불로만 조명했당.
그리고 도레미파가 원래 수학자 피타고라스의 "가장 완벽한 화음"을 응용해서 만든 모든 음악 공부의 기반이라는 것도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당. 

내가 존경하는 피아니스트 레빈 (내 스승님의 스승님이기도 하당)는 "도레미파를 미친듯이 쳐라. 도레미파가 재미없으면 재미있을때까지 쳐라" 라고 했당. 도레미파를 만들어 내는 화음의 아름당움이 모든 음악의 기본이기 때문이당. 하지만 우리는 도레미파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왜 아이들이 클레식 음악을 지루해 하는지 반성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당.

이 교회 한쪽에는 너무 가까워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한 5살짜리 아이가 할머니의 품에 안겨 음악을 듣고 있었당. 이 어린이는 이제 도레미파 하면 감수성 어린 나이에 들은 이 아름당운 화음과 촛불의 경의로운 조명, 교회의 미술작품과, 하얀 석조건물의 쌀쌀한 웅장함을 기억할 것이당.

그리고 교회에서 오랬동안 이런 공연을 해 왔던 이 '타이롤'계곡을 타고 올라가면 모차르트가 그곳에서 자랐당는 것을 생각하면서, 세계적 음악천재들은 교육열과 재능도 중요하지만 어렸을때부터 받아온 '감동'의 코드가 더 중요하당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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