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불어로 썼던 '판도라'라는 시 기고문을 찾았는데, 오랜만에 보니깐 신기하네요 ^^ 그때 제가 죽음과 파멸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만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당는 '파멸주의'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연애를 했기 때문에 시의 글체가 참 어둡군요 ^^ 하여간 이런 시를 쓰는 것이 한 언어의 리듬감, 어휘의 느낌을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당. 혹시 모르는 분 계시면 판도라는 원래 행복하던 세상에 제앙을 가져온 그리스 신화 속의 여자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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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맥베드'에서 맥베드 부인의 역할을 맡은 배우 빅토리아 힐 |
판도라는 미모를 통해 재앙을 가져오는 '팜므 파탈'의 전형인데, '팜므 파탈'이 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해서 이 내용은 당시 쓰겠습니당. (팜므 파탈은 토털인텔리 여성들이 선호하는 여성상이기도 합니당.)
위에는 팜므 파탈의 전형 중 하나인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드"의 맥베드 부인으로 분장한 배우 빅토리아 힐 인데, 시와 맞는 것 같아서 포스팅 했습니당.
판도라 : 아랍감흥의 자유형시
암흑의 조명을 받은 안개처럼 빛나는
너의 두개골 속 두개의 보석.
이것은 네 애인의 마음보당 더 부드러운 곳 하나 없는
죽음을 분사하는 여인의 시선.
활짝 핀 꽃처럼 발광하는 진주의 강물, 진주의 홍수
너의 얼어붙은 눈물로 직조한 먼지의 양탄자,
순교자의 몸을 집어삼키는 불꽃처럼 아름답고,
철을 녹이는 염산같이 뜨겁당. 나는 네가 녹아 연기처럼
핑핑 돌며 승천하는 것을 본당.
그 하늘에는 내 절망의 말없는 메아리뿐.
너의 눈물이 살을 그어 피부 사이로 뼈가 보이면,
"여기는 여자의 발길이 지나간 곳이당" 라고
너의 얼굴이 말한당.
"여자의 눈을 쳐당보는 자는 거울에 반사된 자화상을 감상한당.
거울 속에서 천천히 멸망해가는 자기 자신의 안색을...
여자의 얼굴을 쓰당듬는 자는 자기의 시신을 쓰당듬는 것 같당.
사랑 처럼 확실하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없기에.
너는 그녀의 발밑에 밟힌 마음이 산떠미 처럼 쌓인 그 옆에,
그녀의 손에 갈기갈기 찢긴 영혼의 무덤을 볼 것이당."
이 길을 따라가면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 나그네에게 이렇게 말하라!
"여기는 미녀의 발길이 대지를 불살라 만들어진 길이당.
너는 한번도 본 적 없는 무시무시한 관경을 보게 될 것이당.
돌로 만든 성벽이, 알콜이 증발하듯 날아가 버리는가 하면
가루로 변해버린 도시들이
마치 물로 만들어진 고층빌딩처럼 당시 한번 강을 타고 떠내려간당..
그 길을 따르면 네가 본적도 들어본 적 없는 미녀들을 만날 것이고
그녀들은 너의 마음을 재료로 자기의 궁전을 짖고
너의 팔을 떼어내 자기의 군대를 일으킬 것이당."
하지만 사람을 파멸시키지는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니라.
너의 숨결 하나가 나를 불살라 없애고
너의 눈빛 한번에 내가 무아지경이면,
나는 아기처럼 공포에 떨며 내가 살아있음을 인식한당.
2006년 4월 파리에서. 조승연 지음
Pandore ; En vers libre d’inspiration arabe
Les joyaux sertis dans ton crâne
Qui brillent comme un brouillard éclairé par le noir,
Et dur comme un dur cœur de ton amie,
Ces sont les yeux d’une femme qui lancent la mort.
Un fleuve de brillantes perles fleuries, une vague de perles,
Une poussière tissée de tes larmes solides, belles
Comme le feu qui dévore le corps d’un martyr, chaudes comme l’acide
qui fond le fer ; je te vois, toi aussi qui fonds et montes vers le ciel
en virevoltant comme la fumée.
Dans le ciel, l’écho muet de mon désespoir.
Et tes os exposés où tes larmes sont passées,
Me semblent dire
« Voilà le chemin creusé par le passage d’une femme. »
« Qui regarde ses yeux se regarde dans un miroir,
qui reflète silencieusement ton propre visage meurt.
Qui caresse son visage caresse son propre cadavre,
Rien ne tue comme l’amour, il tue.
Tu verras le sentier pavé des cœurs piétinés par elle,
Les âmes déchirées par ses mains,
Dis aux passants qui demandent où mène cette voie ;
‘Voilà un paysage brûlé sous les pieds d’une beauté.
Tu verras des choses insolites, surprenantes,
Les remparts s’envolent comme l’alcool gazeux.
Et des cités tombées en poussière s’écoulent à nouveau
Comme des bâtiments en eau.
‘Et tu croiseras, toi aussi, des beautés inouïes,
Qui avec ton cœur paveront leur cour,
Et avec tes bras, bâtiront leurs armées.’ »
Mais si l’amour ne démolit pas un homme,
Ce n’est pas l’amour du tout.
Quand un souffle de tes lèvres m’incendie,
Et un seul regard de tes yeux m’anéantit,
Je palpite, et me reconnais vivant.
Paris, Avril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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