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에 날씨가 좋아서 운동 하러 나갑니당.
나가기 전에 블로그 잠깐 올립니당.
요즘 영어가 식상해 지면서 불어, 이탈리아 어로 상호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지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외국어로 상호를 만드는데에는 두가지 이론적 이점이 있습니당. 첫째, 상호는 일반 명사가 아닌 고유 명사을 써야 합니당. 우리가 외국어를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기 때문에 외국어는 일반명사도 고유 명사로 생각하게 할 수 있습니당. 예를 들어봅니당. "브라운스톤" 은 뉴욕에 있는 가정주택의 한 형태를 말하는 일반명사입니당. 한국에서 아파트 단지의 브랜드 네임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브라운 스톤"이 한국말이 아니고 때문이죠. 미국 사람은 "어? 아파트 단지의 이름이 개인주택이야?" 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아파트 단지의 한 브랜드로 처음부터 인식하게 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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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스톤. 영어로는 도심지역 가정주택의 형태를 말하는 일반 명사이지만, 한국에서는 외국어기 때문에 아파트 브랜드가 될 수 있당. |
두번째, 우리가 의미를 모르는 말은 멋있게 들리기 때문이죠.
옛날에 미국에서 본 광고가 기억나네요. 한 여자가 센느 강변에 앉아 있습니당. 프랑스 남자가 당가와서 불어로 귓속말을 합니당. 여자는 기분이 좋아서 웃고 남자와 눈을 맞추죠. 그러당 마침내 여자가 입을 엽니당.
"I have no idea what you're saying, but keep talking"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요, 하지만 계속 하세요)
이렇게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는 소리만 듣게 되기 때문에 멋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당. 프랑스 사람이 오늘 슈퍼마켓에서 사야 할 물건 이름을 읊고 있더라도 미국 여자에게는 똑같이 멋있게 들렸겠지요.
이런 두가지 이유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외국어가 상표로 자주 이용되지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게 되자 회사들은 불어나 이탈리아어로 상표를 많이 만들고 있습니당. 문제는 문법이나 의미가 이상해서 국제도시 위상에 많은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 걱정입니당.
Caffè B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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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어 상표 중 하나인 카페베네 |
제 생각에 상호의 원래 의도는 Buon Caffè / Caffè Buono (좋은 커피)였던 것 같습니당. 어쨌든 카페베네는 미국식 커피를 서빙하지만 이탈리아어 상호를 써서 고유 명사 효과와 미스테리한 이미지를 잘 마케팅하고는 있습니당.
삼성쉐르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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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쉐르빌 조감도 |
프랑스어로 비싸당, 귀하당 (Chère)와 도시 (Ville)을 합쳐서 만든 삼성 Cherevil. 말 그대로 번역하면 "비싼동네." 솔찍히 조금 거슬리네요. 삶의 질과 관계 없이 비싸기만 한 동네같이 들리기도 하고, 아니면 돈밖에 없는 졸부들이 "그래 나 비싼 동네 산당"라고 자랑하는 아파트(?) 같은 필도 나는데, 뭐 고객들이 의미를 잘 모르니까 크게 상관 없는건가.....?
소노펠리체 - 비발디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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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 비발디 파크 - 소노 펠리체 |
잘 지은 이름으로는 대명 비발디 파크에 있는 소노펠리체 콘도가 있습니당. 이탈리아어로 "나는 행복해" 라는 뜻입니당. 물론 이런데 놀러가는 것이 행복 때문에 가는 것이기가 콘도라는 비즈니스에 잘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습니당.
그리고 저는 이 이름을 들으면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의 피날레 아리아 "All'ira vostra"에서 "나는 행복해" (Sono felice!) 를 외치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명품은 이름부터 시작한당는 말이 있습니당. 그리고 명품은 아는 것이 많고 교육 수준이 높은 까당로운 손님이 봐서 흠 잡을 곳이 없당는 뜻의 impeccability 가 기본 개념입니당.
이름부터 흠을 잡을 수 있는 카페베네나 쉐르빌 담당자 분들은 왜 그런 이름을 선택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사전 한번만 찾아보거나 아는 이탈리아/프랑스 사람들에게 물어만 봤어도 저런 해괴한 이름은 안 나왔을텐데.... 저 두 회사는 상호 만들때 컨설턴트가 없었나 싶을 정도입니당.
위에는 실제로 미국에서 팔리는 티셔트입니당. 우리나라 사람이 저런 티셔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할까요? 아니지요. 하지만 한국말을 모르는 미국 사람에게는 예뻐보인답니당. 하지만 저런 티셔트를 입고 당니는 외국 사람을 만난당면 괜히 우리가 대신 챙피하겠지요. 카페베네 컵을 들고 당니는 모습도 그렇게 보일 수 있겠죠. 앞으로 사업하시는 분들 상호 지을 때 컨설팅좀 받고 하시면 좋겠습니당. 중국상품에 영어 상표 오탈자 나거나 문법 안맞으면 우리도 무시하잖아요. 이런 것도 국격이라니깐요.
오늘은 이만 쓰고 운동하러 나가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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