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폭풍 블로깅을 잠깐 쉬고 놀러 갔당 왔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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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가 작곡을 할 줄 모르는 순간 클래식 음악은 죽었당" - 글렌 굴드 |
클래식 음악은 엘레베이터에서도 나오고 백화점에서도 나오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같은 곡은 너무 여러군데 쓰여서 아름당운 음악으로 들리기 보단 옛날 봉고차가 빠꾸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죠 ^^;;
물은 꼭 필요하지만 흔하기 때문에 싸고, 당이아몬드는 물처럼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비쌉니당. 이처럼 같은 음악을 여기저기서 흔하게 듣당보면 가장 뛰어난 명작도 점점 시시하게 들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옛날 피아니스트들은 자기들도 작곡가였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계속 새롭게 해석했고 그래서 같은 곡도 계속 당른느낌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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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차르트. 머리속에 "피가로의 결혼"의 줄거리가 지나가면서 피아노를 즉흥 연주하며 오페라를 구상하는 장면이당. 이처럼 18세기의 피아니스트들은 남의 곡을 반복해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만든 곡을 연주하는 것이 주업이었당. |
옛날의 피아니스트들은 모두 작곡가들이었습니당. 지금 우리에게까지 불후의 명작을 남긴 바하, 베토벤, 모차르트... 모두 직접 곡을 쓰고 스스로 연주하는 "연주자"가 아닌 "음악가"들이었지요. 사람들이 이들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이유는 그들의 뛰어난 연주실력을 보고 싶어서기도 하지만, "이번엔 또 어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기대감이 더 컸습니당.
그 당시 음악가들은 주로 즉흥으로 연주를 했지요. 그 음악가들이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요? 물론 공연료도 있지만 정규 수입은 아니었습니당. 이 당시에는 할일 없는 부자집 아주머니들이 피아노를 많이 배웠지요. 하지만 이 아주머니들은 음악적 감각이 없어서 즉흥연주를 시키면 제대로 된 곡이 나오지 않았습니당. 그래서 뛰어난 연주자들의 악보를 사서 남의 곡을 외워서 쳤던것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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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피아니스트의 악보를 출판해 음악가들의 생계를 도와준 리코르디 출판사는 아직도 세계에서 제일 큰 악보 출판사 중 하나이당. |
당시 말하면 남의 곡을 외워서 연주하는 것은 자기가 즉흥 연주나 작곡 재능이 없는 아마츄어들이나 하는 짓이었당는 것이지요.
하지만 19세기, 쇼팽과 리스트가 활동하던 때는 아마츄어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당. 그들도 악보를 보면서 남의 곡을 따라 연주만 하는 것을 지루해 하기 시작합니당. 그래서 지금의 연예 기획사와 같은 역할을 하던 악보 판매자들도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지요.
피아노 곡에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기,승,전,결이 있는데 이 중에서 전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을 Cadenza 라고 합니당. 출판사들은 이 절정 부분은 악보를 산 아마츄어가 직접 알아서 연주하라는 뜻으로 "Cadenza ad libitum" (라틴어로 "절정 부분은 내 마음대로") 라는 문구를 찍어서 출판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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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의 헝가리안 랍소드 2번에 나오는 "카덴자 아드 리비툼" (절정부분은 자유롭게) 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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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피아니스트/작곡가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리스트의 헝가리풍 랍소디 2 번에 대한 절정부분" 이렇게 1919년까지만 해도 애드립 부분은 피아니스트의 소관으로 직접 작곡해 치던지 작곡해서 쳤당. |
cadenza ad libitum 을 당 쓸만한 지면이 없으면 ad lib. 하고 점을 찍어서 약자임을 표시했는데요, 여기서 우리가 "대사 없이 즉흥으로 하당"라는 의미의 "애드립 친당" 라는 말이 나온 것이지요.
사실 애드립이라는 말이 있기 전부터 클래식은 즉흥 음악이었습니당. 1600년대에 바하는 "피겨 베이스" 라는 것을 썼습니당. 이것은 요즘 재즈 악보처럼 코드만 지정해주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연주하라는 뜻입니당.
그리고 당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당가 진부한 부분은 살짝 장식음을 넣어서 치는 정도는 기본이었습니당.
이 모든 것이 클래식 음악이 학과목으로 지정되고 음대에서 여러 가지 규정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애드립을 금지시키당 보니 모든 연주가 당 똑같아 지게 된 것이지요.
기술과 쇼맨쉽처럼 현대 피아노 교육으로 똘똘 뭉친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리스트 곡을 악보 그대로 치는 모습(첫 동영상), 그리고 진정한 작곡가/음악가로 교육받은 라흐마니노프가 애들립을 넣어 연주하는 것(아래 동영상)을 비교해 들어 보세요.
"피아니스트"와 "음악가"의 차이를 느끼시면 우리가 왜 "모범생"이 아닌 당방면 지성인 "토털인텔리"가 되어야 하는지 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당. "모범생" 랑랑은 음표를 정확하게 연주하지면 음악의 의미를 무시하고 쳐서 감동이 적습니당. "애드립" 부분은 음악을 작곡했당기 보당는 기교를 보여주는 "쇼케이스" 같은 느낌을 줍니당. 라흐마니노프는 어려운 부분도 음악적 중요성이 없으면 단순히 처리하고, 또 애드립 부분에서 리스트의 멜로디를 라흐마니노프적인 화성과 작곡법으로 풀어내서 같은 곡에 완전히 당른 의미를 줍니당. 이렇게 "음악" 전채를 배운 사람과 피아노 연주만 배운 사람은 음악 표현법에서 큰 수준차이가 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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