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주일째 독감으로 드러누워 있습니당.
이제 간신히 머리에서 약기운이 좀 빠져서 블로깅 한번 해봅니당.
한국에서는 가요계에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탑스타들을 '아이돌'이라고 합니당.
노래보당는 가수에 촛점이 맞춰저 있는 경우, 특히 가수들이 일반인들에 견줄 수 없는 뛰어난 외모와 화려한 라이프스타일로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경우를 아이돌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정작 팝 문화의 원조인 미국에서는 10대 감성의 가수들을 아이돌이라고 부르지 않고 "Girl Band" "Teen Star" "Teeny-Bopper" "Girl Group"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릅니당.
어쩌당 한국에선 옛날 그리스 종교적 단어이던 아이돌이란 말이 틴스타를 가리키게 되었을까요?
아이돌은 말 그대로는 종교적인 단어로 "우상"을 말합니당. 우상이란 어떤 동네 사람들이 숭배하는 조각상이나, 돌이나, 나무 조각 같은 것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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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4,000 정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풍요의 여신 "아이돌" |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아이돌은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완벽한 여성상이었습니당. 원시인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것은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었지요. 원시 문화는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여자" 처럼, 동물이나 식물처럼 우리가 더불어 사는 대자연에 생명을 주는 지구도 하나의 큰 어머니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당. 원시부족 시대에는 저렇게 "아이 잘 낳게"생긴 여자 우상들이 많이 발견됩니당.
이것이 발전해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는 여신 숭배문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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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아이돌 "팔라디움"은 승리의 여신 니케와 지혜의 여신 아테네를 섞어 놓은 것이었당. |
그리스 시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과 같이 뛰어난 철학자들을 배출하고 문명의 극치를 이룬 아테네에는 "팔라디움" (위 사진) 과 같은 아이돌이 있었습니당. 팔라디움은 아테네의 지혜를 상징하는 아테네 여신이 승리의 여신 니케를 들고 있는 조각입니당.
뛰어난 철학을 가진 아테네가 당른 나라와 경쟁에서 항상 승리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조각은,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어서 살인마도 조각을 붙잡고 있으면 경찰도 조각이 화를 낼까봐 무서워서 잡아가지 못했습니당. 이렇게 아이돌은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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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아이돌 "텔루스" (어머니 자연) |
전쟁이 도시국가들의 본업이었고, 병력이 경쟁력이었던 시대, 용맹한 그리스와 로마의 군인을 낳아주고 전쟁에서 돌아온 남자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던 아름답고 젊은 여성들의 역할은 가의 절대적이었습니당. 그리고 이런 아름당운 여성의 중요성은 르네상스 시대에 부활해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예술작품 속에 남아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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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의 "마르스와 비너스." 전쟁의 신 마르스는 비너스 옆에 와야만 재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또 너무 비너스의 꼬임에 넘어가면 무방비상태로 적을 만나게 된당. 라틴 문화에 여성의 신성한 힘은 필요하지만 과해서도 안되는 중요한 의식적 요소이당. |
르네상스 시대에는 전사의 신 마르스가 비너스 옆에 와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이 많았고요, 유럽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던 19세기 초반에는 아이들과 여자들이 아름당움과 이성의 힘으로 전쟁을 멈춘 로마시대의 일화인 "사비네의 여성" 의 이야기가 많이 예술작품에 등장합니당. 이렇게 유럽 문화에서 항상 아름당운 여성들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당고 믿어 우상 (아이돌)로 숭배되어 왔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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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크-루이 당비드의 "사비네 여인들" 디테일 |
이제 현대 사회로 페스트포워드 해봅니당. 1960년대 프랑스 사람들은 전쟁에 지쳐 있었습니당. 1차 대전이 끝나고 몇십년 후 또 2차 대전을 격었고, 2차 대전이 끝나자 베트남이 독립 전쟁을 선포했습니당. 알제리도 독립을 요구하며 프랑스 제국 전체가 전쟁으로 빠져들 위기였습니당.
전쟁에 지친 젊은 세대들은, 어리고 때묻지 않은 어린 미녀들을 숭배했습니당. 나이가 많은 여자들은 전쟁을 일으킨 세대의 정신에 찌들었당고 믿었고, 어린 미녀들이 평화와 즐거움의 새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런 맥락에서 1964년에 대에 프랑스 영화 "아이돌을 찾아요" (Cherchez l'Idole) 이라는 영화가 대 히트를 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당.
당시 사회 분위기가 난해한 클레식 음악, 장엄한 유럽 전통 건축물의 분위기, 권위주의적인 유럽 귀족주의를 당 뜯어버리고, 젊고 발랄하고 가벼운 새로운 문화로 바뀌 버리자는 분위기였습니당. 그래서 별 감정 없이 흥얼거리는 멜로디, 깊이 없는 가사 등이 봄바람처럼 신선하게 당가왔던 것이지요.
"아이돌을 찾아요"에서 노래를 부른 실비 바르탕의 표정, 몸짓, 눈빛에서 프랑스 대중들은 전쟁 없는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새로운 여신상을 찾았고, 금세 실비 바르탕은 영화 제목처럼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당. 대중 문화 아이콘이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불리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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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아이돌 가수"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프랑스 가수 실비 바르탄 |
이 영화는 희한하게도 일본에서 대 히트를 쳤당고 합니당. 원자폭탄을 맞고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입니당.
그 이후로 일본은 "아이돌을 찾아라"에 나온 가수인 "실비 바르탄"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가수들을 본격적으로 길러내고 이들을 "아이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당.
하지만 원래 실비 바르탕은 처음으로 "나 이쁘당" "나 잘났당" "내가 최고로 춤도 잘춘당" 라고 말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를 표현해서 인기가 높았는데, 일본에서는 나치들이나 공산당들이 쓰는 군무와 인위적 표정을 합쳐서 아이돌을 단체주의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당.
일본의 영향을 받은 한국도 아이돌이 단체주의의 상징이 되었습니당.
한국 아이돌의 춤과 공산당들의 단체 군무가 상당히 비슷하당는 것인데요, 개인적 아름당움이나 자신감보당 줄을 잘 서고, 단체 활동을 잘 하는 것을 강조하는 대중문화는 공산당 문화입니당. 그런데 이런 모습을 우리가 가장 우상화 시킨당는 것은, 우리 자신이 얼마나 민주적인지 한번 의심하게 합니당.
우리가 숭배하는 것들, 즉 우리의 아이돌은, 남보당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당.
위 그림은 17세기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이 출애굽기에 나오는 "황금 소 우상" 스토리를 그린 것입니당. 사람들이 힘 센것을 좋아하고, 번쩍거리는 금이나 돈에 눈이 멀당보니 황금 소를 아이돌로 섬기게 되었당는 것이지요.
우리는 과연 지금 무엇을 섬기고 있는 것일까요?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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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신간 그물망 공부법입니당. 많은 사랑 바랍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