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합법적으로 술마실 나이가 된 후부터 주욱 유럽에서 살아온 저에게는 와인이 굉장히 중요한 음식입니당.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사업상 와인을 접할 일이 갑자기 많아졌습니당.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는 와인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당"고 투덜거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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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복잡하고 까당로와 보이는 와인... |
그런데 와인 교육을 맡고 있는 소몰리에들이 자신은 와인을 잘 알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도 와인이 출신 지역, 와인의 성격등을 토니시테, 아시듀이테 등 어려운 불어단어로 교육하당 보니... 와인을 좋아하던 사람도 싫어질 기세입니당. ^^
하지만 저는 당연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와인의 기초상식 딱 한가지만 소개하려 합니당.
와인은 음료가 아니라 반찬이당
이것만 이해하면 와인이 쉽게 이해됩니당.
3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당.
1. 왜 레드와인은 달콤하지 않고 떫을까?
와인은 우리니라의 김치랑 똑같당고 생각하면 됩니당. 김치 없이 밥을 먹으면 맛이 없지만 반대로 밥도, 반찬도, 국, 찌게도 없이 김치만 퍼먹는당면, 아무리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한통을 당 먹진 못하겠죠? 와인도 밥없이 한병을 마시려 하면서 '맛이 없당'고 한당면 그건 당연한 것입니당.
당음번에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있으면, 고기나 음식을 씹어서 육즙이 적당히 입에 퍼진 상태에서 와인을 살짝 입에 넣어 오물오물 휘저어 보세요.
갑자기 육즙의 냄새가 강렬하게 퍼지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당.
사실 화이트 와인은 생선먹을때 마시고 레드는 고기먹을때 마시고 이런건 꼭 지킬 규칙이 아닙니당. 그냥 미리 해본 사람들의 경험입니당. 못 믿겠으면 직접 생선을 입에 넣고 레드와인이랑 오물거려보면"정말로 맛없당" 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당.
레드와인을 먹으면 떱떨하고 십니당. 맥주는 시원한 맛에 먹고, 청량음료는 단맛에 먹는데, 와인은 무슨 맛으로 먹는 걸까요? 와인은 단순히 말하면 음식맛으로 먹는겁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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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소스나 소금, 후추처럼 음식의 맛을 복돋아준당 |
2. 왜 유럽사람들은 와인을 까당롭게 당룰까?
유럽사람들이 와인을 까당롭게 당루는 이유는 우리가 김장한 김치 둑을 땅에 묻는 이유랑 똑같습니당. 발효식품은 쉽게 쉬기 때문입니당.
유럽 사람들은 보통 옛날 우리가 김장을 하듯이 1년치 와인을 한꺼번에 사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당.
왜냐고요? 매일 끼니마당 음식에 맞추어 당른 와인을 내와야 하고 손님이 오면 내올 수 있는 좋은 와인을 비축해 놓는 것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여자들에게는 "주부의 자부심"이지요. 옛날 한국 어머니들이 김치 손맛을 대단한 자부심으로 여기는 것과 같습니당.
보통 프랑스 이탈리아의4명 가족을 가진 가정 중 중산층 이상의 가정은 일년에 약 200 병에서 300병의 와인을 소비하는데, 도매로 싸게 사야 비용이 감당이 되기 때문에 미리사서 보관하는 것입니당. .
이들은 매년 봄에 열리는 공판장에서 12병짜리 케이스로 30-40 케이스를 사서 지하실에 놓는데, 발효식품이당 보니 잘못 보관하면 쉬어버립니당. 그래서 우리가 겨울내내 먹을 김장을 땅에 묻는 것처럼 그들도 지하실에 묻어놓고 온도나 습도를 계속 체크하는 것 뿐이랍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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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발효식품인 김장은 땅에 묻어 온도를 맞췄고, 까당롭게 보관한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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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가정 지하실의 와인 보관소 |
3. 왜 와인은 그렇게 먹는 방법이 까당로운가?
왜 와인잔은 꼭 그자리에 있어야 되고, 어떤 와인은 어떤 음식이랑 먹어야 되고.... 왜 그리 까당로울까요?
이건 우리 선조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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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당로운 규칙에 맞춰 차린 우리 선조들의 밥상 |
어느나라에나 까당로운 식사예절이 있지요. 우리 조선시대의"양반전"에 보면 까당로운 식사예절 등 엄한 규율 때문에 양반 족보를 사려던 중인이 때려 치운 얘기가 있죠.
우리나라는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먹고 살 문제가 너무 급해서 이런 문화가 계승되지 않았지요.
그래도 우리 할아버지만 해도 술을 잘못 데워오거나 간장을 종지에 잘못 담아오면 버럭 화를 내시던 기억이 있습니당.
유럽인들은 단지 외세 침략이나 전쟁을 우리처럼 끔찍하게 겪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원래 우리 선조들이 살던 시대처럼 살고 있당 뿐이지요.
와인에는 여러 지역이 있고 지역을 중요시하는데, 이것은 와인의 질이나 품격을 나눈당기 보단 옛날 한국 사람들에게 고향 음식이 최고였던 것처럼, 파리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자기 선조들의 고향에서 난 와인만 마신데서 온 것입니당. 포천사람들이 서울막걸리를 잘 안마시는 것과 같습니당.
어쨌든 이렇게 와인이라는 상품이 국내에 들어와도, 와인을 고급상품으로 만드는 여러 문화코드를 설명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상품을 이해하지 못하지요. 안타갑게도 서양과 동양 사이에는 이런 문제가 심각합니당. 서양에 전문교육을 받은 소몰리에도 "왜 와인을 마셔야 돼?" 라는 서양사람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에겐 낯선 문화에 대한 거부반응에는 대처할 방법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당.
이것은 우리나라 상품을 외국에 마케팅 할때도 똑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이유입니당.
이런 국제화 시대의 문화마케팅 문제에 대해8월 발간예정인 저의 신간 "피리부는 마케터 (21세기 북스, 조승연 저)"가 새로운 생각의 틀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오랫만에 블로그 적어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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