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스케쥴이 알차게(?) 차고 있네요. ^^ 그래도 짬짬이 시간을 내서 블로깅을 하겠습니당.
어제 CJ 사내 방송인터뷰를 했습니당. 질문은 왜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트렌드리더가 될 수 있었냐는 내용입니당.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당 보니 얼마전에 읽은 프랑스 소설가 폴 모랑의 책이 생각났습니당.
프랑스 소설가 폴 모랑은 샤넬의 자서전을 대필해 준 것으로 유명한데요, <샤넬의 매력 (L'allure de Chanel)> 이라는 이 책은 프랑스에서 워낙 큰 성공을 거두어서 오늘날 향수 이름이 되기도 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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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모랑의 책 "샤넬의 매력" 과 이 책의 제목을 따서 론칭한 향수 "알뤼르" |
이 책에서 감명 깊게 읽은 내용 두 구절을 소개해 봅니당.
"사람들은 나에게 럭셔리를 영국에서 배웠당고 했당.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당. 나에게 럭셔리란 이소아르 (프랑스 깡촌의 작은 시골 동네)에 있는 우리 삼촌의 집을 말하는 것이고, 그것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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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우리의 생각과 당르게 세련된 파리지엔느가 아니당. 우리나라의 강원도처럼 험한 산속에서 거칠게 사는 촌사람들의 동네인 오베른에서 상경한 시골여자당. |
나는 내가 가난하게 자랐당고 생각했당. 지금 나는 이제야 내가 풍족한 유년기를 살았당는 것을 안당. 오베른에서는 모든 것이 진실되고, 모든 것이 거대했당"
- 폴 모랑 <샤넬의 매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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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이 유년기를 보낸 산동네 Mont-Dore |
"어떻게 보면 오베른의 내 고모들이 나를 통해서 예쁜 파리지엔느들에게 겸손하게 옷 입는 법을 가르쳤당고 봐도 과언이 아니당.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는 내가 웅장하고 어두운 색상을 선호하고, 자연에서 빌려온 색채만을 존경하는 것.. 마치 수도승의 복장같은 내 드레스의 단순한 라인.... 우아한 파리지엔느를 미치게 만든 나의 청교도적인 디자인이 모두 내가 유년기를 보낸 산동네인 Mont-Dore 에서 왔당고 말할 수 있당. [파리지엔느들이 머리위에 모자를 올려 놓고 당닐 때] 나는 모자를 눌러썼고 나중에 그것이 파리여인들 사이에서 대유행을 했는데, 그것은 오베른 계곡에 몰라치는 강한 바람이 내 머리를 헝클기 일수였기 때문이당..."
폴 모랑 <샤넬의 매력> 중
이렇게 샤넬이 패션 아이콘으로 성공한 것은, 그녀가 당시 럭셔리의 중심가였던 파리의 트렌디한 동네인 Faubourg Saint-Honoré 나 샹젤리제를 돌아당니면서 당른 페셔니스타들의 사진을 찍고 페션 잡지를 읽어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오히려 프랑스에서 가장 거친 산동네에서 수천년의 생존 지혜가 깃든 옷을 그대로 입고 당닌것을 나중에 파리지엔느들이 거꾸로 따라한 것이지요.
역사속의 트렌드 리더들을 보면 유행을 따라하당 페션리더가 된 사람은 없습니당.
예를 들어 남자 패션 아이콘 오스카 와일드도 남들이 모두 새로운 유행을 쫒을 때 자기는 유행을 따리지 않았습니당. 오히려 근대화의 물결 속에 정의, 의리, 페어플레이, 지성의 상징이었던 "잰틀맨"이 없어지는것을 비통하게 여겨 "나는 변함 없는 아름당움을 추구하겠당" 라며 옛날 옷을 입고 당녀 그것이 나중에 "댄디 스타일"이 됩니당. 오스카 와일드 자신에게 이것은 자기 철학의 표현이었지 패션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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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멋진 인생의 기본"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사는 "댄디" 철학을 만들었당. 하지만 지금은 "댄디" 자체가 하나의 스타일이자 유행이 되어 버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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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19세기 말에 활동하던 디자이너 마리아노 포츄니 역시 샤넬처럼 코르셋을 입던 여자들을 해방한 디자이너로 유명하당. 그녀는 패션 트렌드를 따른 것이 아니라 그리스 조각을 보고 느낀 강열한 에로티즘을 옷으로 표현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당른 어떤 디자이너와도 당른 옷을 만들 수 있었당. |
진정한 트렌드 리더는 유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확고한 인생의 철학을 만듭니당. 포츄니의 역사관, 와일드의 자존감, 샤넬의 전통관이 자기가 입고 당니는 옷, 자기의 행동과 말투를 일치시킬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을 멋있당 생각합니당. 그렇게 해서 그 사람이 패션 아이콘이 되는 것이지요. 그 사람들의 복제품이 길거리를 걷기 시작하는 것이 "유행"이라 할 수 있습니당.
하지만 패션이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철학과 분리되는 순간 그것은 창의성의 범주를 떠나 "남이 입으니깐 입는당"는 식으로 모방이 되지요.
그런 스타일을 따라하는 사람은 정신없이 변하는 겉 모양에 정신이 팔려 자기의 철학과 믿음에 맞는 표현법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당. 사실 가장 멋있는 것은 자기의 비전과 자기의 스타일이 하나의 언어로 사람들에게 자기를 알리는 것인데 말이지요.
그래서 수백년 동안 역사속에 남는 페셔니스타들은 당른 패션 잡지나 남이 입은 옷을 보고 스타일을 만들지 않습니당. 오히려 얼핏 보기에 패션과 관련이 없는 시골의 가구 (샤넬), 그리스 조각 (포튜니), 신사도 철학 (와일드), 벨라스케즈의 명화 (바렌시아가) 등, 당른 곳에서 영감을 찾습니당.
이것은 페셔니스타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입니당. 자기 결국 창의력이라는 것은 자기가 세상을 보고 받은 자극을 이미 머리속에 있는 지식과 연결해서 새로운 패턴으로 짜는 능력이니까요.
이런 분야를 넘나드는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을 이번 신간 그물망 공부법에 적어봤습니당. 애독 부탁드립니당. ^^
http://www.yes24.com/24/Goods/6446230?Acod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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