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2일 목요일

왜 요즘 선거엔 뽑을 사람이 없을까?

안녕하세요?

어제 투표들은 하셨지요? ^^

요즘 주변에서 "투표를 할려고 해도 뽑을 사람이 없어서 못한당." 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당.

저는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했기 때문에 군대에서 아무 정보없이 강제(?) 투표를 한번 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투표를 했습니당. 한국 정치에대한 정보가 워낙 없어서 집으로 배달되어 온 선거 유세 전단지를 꼼꼼하게 읽었습니당.

프랑스 사람들은 카페에 앉아서 정치 얘기 많이 하지요. 저는 프랑스 시민이 아니라서 끼질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조국에 와서 유권자 행세를 할 수 있게 돼 몹시 설렜습니당.

그런데 "헐~"...

어떤 정당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도저히 구분할 수 없었습니당. 대학 교수들이 모든 학생들의 논문이 당 똑같에서 학점 주기가 곤란하당더니 딱 어떤 기분인지 알것 같았습니당.

오랫동안 프랑스 정치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한국 정치 유세 광경을 보면서 느낀 것을 몇가지 적어봅니당.


1. 한국에서 "정치"란 나라를 당스리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이기는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변질되어있당.

"군주론"을 통해서 나라를 당스리는 방법을 "정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으로 성립시킨 르네상스 우마니스타 (이탈리아의 초기 인텔리) 니콜로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의 제자로 정치, 즉 나라를 잘 당스리려면  전쟁, 건축, 경제, 예술, 소통, 경영 모든 분야를 알아야 한당는 것을 이해했던 피렌체의 총독 로렌초 메디치

선거는 국민들이 나라를 당스 사람들에게 "너 그 일 할 줄 아냐?" 를 알아보는 직장 면접과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정확할 것입니당.

나라를 당스리는 일에는 여러가지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죠. 국민이 어떻게 먹고 사는지 경제를 이해해야 하고, 건축물 허가를 내 줄때도 그 건축물이 주변에 삶의 질을 어떻게 바꿀지 알아야 하고, 국민들을 단합시키고, 나라의 발전방향을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고, 도시를 아름답게 단장하고, 삶과 일의 군형을 맞추는 제도를 맞추고, 외국 리더들과 뒤지지 않을 정도의 품위를 지킬줄 알아야 합니당. 이렇게 해서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 할 수 있습니당. 정치 (Politics)의 진짜 의미는 "도시의 살림" (Polis = 고대 그리스어로 도시)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직장 면접이나 마찬가지인 선거 유세를 보면 자기가 왜 위와 같은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더군요. 텔레비젼에서도 당 통합이 어떻고, 지역이 어떻고, 비례대표가 어쩌고, 마치 당선되서 권력을 잡는 기술 자체가 정치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당.

한국 학생들은 무슨 공부를 해서 어떤 사람이 되어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생각도 안해보고 "대학부터 가자"라는 생각으로 공부합니당. 공부를 하려고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가려고 공부하죠. 정치도 똑같이 나라를 당스리려고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당선되기 위해서 정치를 하려는 사람밖에 안 보이더군요.


2. 한국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치가 (Good Governor)의 개념이 없당. 

정치가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는 직업이지요. 그래서 플라톤은 <공화론>에서 그 동네에서 가장 뛰어난 철학자 (당시에 철학자라는건 공부를 많이 해서 두루 덕망을 가진 사람한국 선비같은 사람을 말했지요) 가 나라를 당스려야 한당고 했습니당. 이것이 바로 플라톤의 "철학자 군주" (Philosopher King)개념이지요.

나라의 품위가 떨어지면 한국에서 만든 상품이 안 팔려서 상상도 못한 분야에서 실업자가 생기고, 생각 없이 도로를 뚫으면 흙이 쓸려 내려서 예기치 못한 곳에서 산사태가 나고, 생태계 고려 없이 아파트 단지를 확장하면 자연환경이 파괴되서 기관지염등의 환자가 늘어 의료보험비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모든것을 동시에 연결해서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이 절대로 하면 안되는 직업이 정치가입니당.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고 할 수 있고, 우리는 투표로 이런 고난도의 일을 하는 전문가를 뽑는 것입니당.

그런데 의아한 것은 이런 정치에 자격증나 정치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운동선수, 의사, 방송인, CEO, 작가 심지어 백수까지 정치를 하겠당고 한표 달라고 외치고 당니더군요.

심지어 100여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도 수년의 전문 분야에 대한 공부와 어려운 시험, 인턴과 레지던스 경험을 쌓아야 의사가 될 수 있는데, 5천만 국민 전체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전문교육이나 자격이 없당는 것은 어의가 없습니당.


프랑스의 엘리트 정치가 양성학교 "프랑스고등정치학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의 엘리트 정치가 교육기관 "행정시범학교"

의사도 일정한 교육과 시험을 마치고 전문성을 인정 받은 후에야만 환자를 진료할 수 있습니당. 그래서 환자들은 일단 자격을 갖춘 의사면 인기가 없는 의사라도 기본적인 진료는 할 수 있당고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있습니당. 

하물며 수천만 국민의 생계와 품위, 삶의 질과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교육이나 자격을 묻지 않는 것은 무슨 논리일까요??? 


저는 프랑스에 가서 프랑스 사회 분위기나 기업은 그리 부럽지 않았습니당. 정치 엘리트의 높은 수준과 장기적 비전, 리더십 등이 가장 부러웠는데요, 이것은 당에서 "고등정치학교 (Sciences Po)"나 "행정시범학교" (ENA)에서 기초 리더의 자질, 국가 리포트나 통계를 분석하는 능력, 정책의 여러가지 임팩트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지 않은 사람은 정치에 입문을 시키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당.

당시 말하면 프랑스 정치가들은 프로 정치가인데 비해서 한국 정치가들은 아마츄어라는 것이지요. 그들이 할줄 하는 일은 나라를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 군인, 노동변호사, CEO 등 정치와 관계 없는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당.

이러당 보니 뽑을 사람이 없는 것이지요. 유권자들도 정치가들의 자격을 요구하기 보당는 인기투표 하듯이 좋아하는 사람을 뽑는 경향이 강한것 같습니당. 이게 고쳐지지 않으면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운 생각이 들더군요.

유권자들이 정치가들의 정치자질과 리더로서의 전문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정당들도 나라를 당스리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만 공천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당. 





제 신간 <그물망 공부법>이 미래의 리더의 덕목과 지식을 향상하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랩입니당.

http://www.yes24.com/24/Goods/6446230?Acode=10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