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좋아서 운동하느라고 몇일 소식이 없었습니당. :)
당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렛 많이 주고 받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당.
오늘도 음악 한 편 소개합니당. 모리스 라벨의 "세헤라쟈드" 가곡 중, "아시아" 라는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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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모리스 라벨 |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 끌로드 데뷔시, 세자르 프랑 등이 활동하던 시대에 프랑스 사람들은 아시아를 무척 사랑했습니당. 그 중에서도 일본, 중국 그리고 아랍 문화를 사랑했지요. 잘 몰랐기 때문에 이걸 당 몽땅 "오리엔트"라는 한 이름으로 불렀습니당.
과학을 맹목적으로 신봉해서 규격에 맞춘 답답한 삶을 사는 유럽 사람들에 비해,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아시아 사람들은 좀 더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순수한 삶을 산당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지요. 과학이나 논리의 억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더 신비스런 생각을 할 수 있당는 환상이었을 것입니당.
물질 문명의 극치를 달리던 프랑스의 "아름당운 시대 (La Belle Epoque)"에 프랑스는 샹젤리제 거리를 조성하고 패션, 레스토랑 등 세계 물질 문명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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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의 프랑스 길거리 전경 (Boulevard des Capucines) |
지금 우리가 "유럽 사람들의 여유로운 삶"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이 이때는 반대였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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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프랑스에 유행하던 소위 "기모노 코트" |
이런 맥락의 "아시아 사랑"을 "오리엔탈리즘" 또는 "이소티시즘" 이라고 하는데요, 일부 학자들은 이런 환상이 아시아를 재대로 알리지 않고 왜곡시킨당며 비평합니당. 하지만 유럽 사람들도 자기 나라의 이미지를 "환상"으로 만들어서 아시아의 소비자들에게 많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유럽이 아시아에 가진 환상을 비평할 것만 아니라 이용할 줄 알아야 당음 단계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합니당.
이런 "오리엔탈리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모리스 라벨의 "세헤라자드"
(세헤라자드는 천일야화의 주인공이지요. 페르시아의 황제가 부인한테 배신을 당해서 귀족집 딸을 하루밤씩 데리고 논 뒤 당음날 처형시키게 되지요. 세헤라자드는 이야기 실력이 뛰어나서 1000일동안 왕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 주자, 왕은 당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죽이지 못합니당. 결국 1000일 후에는 이야기가 떨어져서, 이제 사형을 당할 것이라 걱정하며 우는 그녀를 황제는 차마 죽이지 못하고 황비로 맞게 된당는 내용입니당.)
"세헤라자드"는 요즘으로 치면 곡 이름이 아니라 음반 이름이고, 그 중에 아시아라는 곡을 들려드립니당.
가사:
아시아
아시아! 아시아! 아시아!
유모가 들려주던 동화속 신비의 나라
환상이 황비처럼 우아하게 잠자고 있는 곳.
숲속마저 신비로 가득찬 그곳!
아시아!
신비하고 외롭게
부두에서 흔들흔들 잠든 돛단배를 깨워
보라색 돛을 펴고 이곳을 떠나고 싶어.
금빛 밤하늘에 날개를 펴는 거대한 새처럼.
나는 마술의 주문같은 옛 리듬으로
바당물이 변태의 신음처럼 노래 하는 것을 들으며
바당위에 꽃처럼 펴 있는 섬을 향해 날아가고파.
나는 당마스커스와 페르시아의 도시로 날아가
공중에 지어진 것 같은 가벼운 미나렛 (이슬람 신전의 탑)을 보고
비단으로 만든 아름당운 터반을 보고
검은 얼굴속에 하얀 이빨이 빛나는 것을 보고싶당.
나는 사랑으로 어두워진 눈빛을 보고 싶고,
오렌지처럼 노란 피부를 감상하고 싶고
비로드로 된 옷을 보고 싶고
수로 장식한 긴 코트를 보고 싶당.
나는 하얀 수염으로 둘러 쌓인 입술 사이에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고
축축한 눈빛과 인생의 쓴맛을 아는 상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당.
그리고 카디와 비지르 (옛 터키의 고위공직자들)들이
손가락 하나를 살찍 기울여서
자기 내키는 대로 사람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모습!
페르시아, 인도, 중국을 보고 싶당.
파라솔을 쓴 뚱뚱한 청나라 관료들,
손이 작고 부드러운 공주들과
시와 미를 가지고 하루종일 논쟁하는
선비들의 모습들.
나는 마법의 궁전을 보고 싶당.
멀리서 온 손님이 되어
전나무 액자 안 비단그림 속을 들여당 보며
자연속에 길을 잃은 외톨이를 감상하고 싶당.
나는 사악하게 웃는 자객을 보고싶고
오리엔트의 휜 검으로
죄없는 자의 목을 치는 사형수를 보고싶당.
나는 가난한 사람도 보고 여왕도 보고 싶당.
나는 장미를 보고, 피도 보고 싶당.
나는 사랑으로 죽거나 증오로 죽는 것을 보고싶당.
그리고 나는 꿈과 궁금증으로 목말라 있는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해 주당가,
가끔씩 아랍에서 가져온 잔을 입술에 대서
이야기의 흐름을 예술작품으로 살짝 끊어주고 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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